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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바누아투에 살면서 사진과 영상으로 바누아투 소식을 전하는 블로거입니다. 자칭 바누아투 홍보대사.
by bluep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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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6
    끔찍했던 한 여름 낮의 신고식 (5)
  2. 2009.03.24
    목소리 큰 눔 나와! (5)

기억하기도 싫은 훈련병 신고식.
지금도 그때의 신고식을 떠올리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머리가 하얘진다란 말이 실감나는 그런 신고식이었다.
물론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 버린다는 건 아니다.
머리속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 것 같은, 아무생각도 나지 않는 그런 상태.
여러분들은 겪어 보았는가?

100여명의 까까머리 훈련병들이 군기가 바짝든 상태로 군대 침상위에 서 있었다.
그때 내무반장이 '목소리 큰 눔 나와'란 명령에 아무 생각없이 블루팡오 나서게 되었고, 정말 목소리가 컸는지 신병을 통솔할 수 있는 중대향도란 자리에 섰다.
으이구~~ 그 중대향도...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만...
아뭏튼 신병 훈련소에 왔으니 처음 준비하는 것이 신고식이렸다.
그 신고식 별거 아니지만 그땐 왜 이리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몇년 몇월 몇일에 블루팡오와 몇 명은 양평 기계화 보병 사단에 입소했음을 신고한다는 그런 짧막한 내용인데 그게 잘 안되더라.
조금이라도 버벅거릴라 치면 내무반장의 군화발이 가차 없이 내 몸에 날아왔다.
내무반장 매트릭스버젼을 연상하는 폼으로 손과 발이 동시다발로 블루팡오에게 날아온다.
'퍼버벅~~'
아프다고 소리치면 내무반장 아프냐고 물어보며 더 빠른 동작으로 ...
더 이상 맞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가며 어색한 신고식 준비를 마치고, 블루팡오는 연병장 사열대를 바라보며 제일 앞에 혼자 덩그러니 서 있었고 그 뒤에 100여명의 훈련병들이 줄을 마추어 서 있었다.
블루팡오야 신고식 잘 해라! 그래야 그렇지 않으면 우린 지옥행이다.
신병 동기생들이 전 날 신신당부 했던 말이다.
'나도 알고 있어, 열심히 준비 했으니 문제 없겠지. 잠이나 잘 자자!' 이런 말을 하긴 했지만 난생 처음 해 보는 신고식이라 걱정이 많이 되긴 했다.
드디어 사단장과 기타 군 관계자들이 입소식장에 들어서고 군악대의 우렁찬 팡파레는 울려 퍼지는데, 블루팡오는 한 여름의 뜨것운 햇살을 받으며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
드디어 신고식, 내무반장의 눈초리로 시작하란 메세지가 오고 블루팡오는 그 커다란 목소리로 신고를 한다.
" 충성! 신고합니다. 1995년 8월 XX일부터 1995년 9월 XX일까지 - 여기까지는 잘 간듯 한데, 그 다음부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앞에 사단장과 기타 간부들의 근엄한 표정과 주변의 많은 장병들 그리고 매서운 눈초리의 내무반장등이 한 순간 내 눈가에 스쳐 지나갔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블루팡오는 사단장님께 신고할까요? 어떻게 할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 밷았다고 수차례 얻어 터지면서 내무반장에게 들은 소리다.
내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던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뭏튼 그런 어처구니 없는 신고식이 끝나고 사단장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퇴장하시고, 내무반장은 내게 일갈한다.
'블루팡오, 너....뿌드득..(내무반장 이 가는 소리) 오늘 죽었으~~~, 사열대에 거꾸러 엎드려 뻗쳐 있어...'
그때까지 하얗턴 머리가 현실을 직감하며, 노랗게 변해 버렸다.
불쌍한 블루팡오는 연병장 사열대에 거꾸로 쳐박혀서 내무반장의 명령만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애꿎은 동기생들은 오리걸음으로 내무반으로 이동을 하며 뙤약볕 밑에서 x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애효 ~ 앞으로 동기생들을 어떻게 보냐?
애효 ~ 블루팡오 훈련병 생활 완전 종쳤다. 땡 땡 땡...

이미지 출처:동고동락, 사관학교 졸업식 중.

블루팡오에게도 저런 선서 파일을 주었더라면 X망신 당하지 않았을텐데...
(위 사진의 선서자는 절대 블루팡오 아님)

PS : 제가 군생활 하던 시기(1994년도)엔 구타가 참으로 많았답니다. 그땐 구타가 군기의 상징이었던 터라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요새 군생활 하시는 분들은 이런 기억이 별로 없으실 것입니다.
그 만큼 군이 좋아졌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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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보충대는 완전 휴양소.
양평 기계화 보병 사단은 완전 지옥.

의정부에서 우릴 배웅하는 보충대 장병들이 '니그들 고생 쬐께 하겠다'라며 킥킥 거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래도 블루팡오는 운동 좀 했었다고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까짓거 힘들어 봤자~~~'

의정부 보충대 훈병들 양평역 도착하다.
어디선가 누군가의(잠시 짱가 가사를..이 노래 젊은 분들은 아시나요?) 부름을 받았는지 빨간 모자를 쓴 엉아들이 기차역에 마중나와선 기차 화통 삶아 먹은 소리로 
'느그들 동작이 그게 뭐냐?  빨리 기차에서 안 튀여 내려? 엉?' 한다.
엥? 기차에서 튀어 내리라고?
한 순간 고민한다. 기차에서 어떻게 튀어 내려야 하나.
통통 거리며 튀어 나가야 하는건가?
뭔 농담도 저리 살벌하게 소리를 지르며 한다냐.....
곳곳에서 킥킥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빨간 모자의 색이 얼굴로까지 전이된 듯 하다.
얼굴이 벌개진 빨간모자 조교는 더 큰 소리로 훈련병들을 몰아세운다.
군기가 있을리 없는 신입 훈련병들이 줄도 엉망이고 완전 느그적 느그적.
드디어 빨간모자 조교 화가 난 듯...
'따블빽 머리에 올려어...

요것이 따블빽, 군용은 저것보다 두배 정도 길며 국방색이다. 나이키는 동고동락 블로그와 관련없습니다. 단지 이미지 캡쳐할때 따라왔습니다. 이미지 출처 : 발가락

훈련병들은 어리둥절...
따블빽을 머리에 왜 올려야 하지?
또 어떻게 올리는 거야?
가면 갈수록 이상한 말들만 하는 빨간모자엉아들 ㅠㅠ

'어쭈구리 동작봐라, 다시 내려,
다시 머리에 올려, 내려, 올려... (무쟈게 반복 시킨다)
여긴 군대란 말이다.
동작 더 빨리 못해?
다시 따블빽 머리에 올려어...'
완전 악을 쓰며 훈련병들을 닥달한다.
처음엔 그 모습들이 희한하고 재미있기도 했는데, 이젠 그것이 두려움으로 변해 간다.
처음에 어리벙벙해서 뭔 소리여? 했다가 빨리 하지 않으면 내 인생 꼬이겠구나라고 분위기 파악하고 이젠 따블빽 머리에 올리는 속도가 완전 0.1초다. (처음 머리에 올리는 시간은 약 5초)
군대는 이렇게 게으름뱅이 청년들을 단 시간에 초고속 부지런한? 사람으로 탈 바꿈을 시켜 주는 휼륭한 곳이다.^^
하여간 그렇게 따블빽을 머리에 인 채로 오리걸음으로 얼마를 갔는지 모른다.
눈물, 콧물에 먼지가 범벅이 되어 눈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와 앞으로 어떻게 30개월을 보낸다냐, 군 입대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엄청 불안하고 겁도 난다...하지만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고 하지 않냐라며 위안을 삼는다.
뭐 이런 생각도 길게 하지 못한다. 워낙 빨간모자들이 생각할 틈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드디어 양평 20 기계화 보병 사단 훈련장에 도착하였다.

                                                           이미지 출처 7군단 갤러리
아, 저 20사단 마크, 지금도 저 마크를 보면 심장이 벌렁 거린다.
'보아라, 우리이는~ 무적의 용사다아아~~'
그 양평벌에서 얼마나 목이 터려라하고 외쳤던가 20사단가를 ㅠㅠ
잠시 감상에 젖었던 블루팡오.


온몸이 땀 투성이가 되어 내무반 배정을 받고, 훈련병들은 침상 삼선에 정렬한다.

* 블루팡오의 군대 용어 정리
침상 : 군대 침대를 침상이라고 한다. 물론 저 침상에서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잠잘때, 일기슬때, 기합 받을때도 침상에서 한다. 침상이 군 생활의 기본 터젼이다.
그리고 침상 끝선에 정렬, 삼선에 정렬, 오선에 정렬이란 용어가 있다.
끝선에 정렬이란 말은 침대 끝부분에 발가락을 맞추어 줄 마추어 서란 뜻이고 삼선은 침대끝 30cm 정도에 정렬, 오선은 약 50cm정도에 옆줄 칼 같이 마추어 서란 뜻이다
.
정렬하지 않는다면? 쥐어 터져야쥐.

내무반장으로 선임된 하사가 우리들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한다.
이런저런 훈련병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하더니 갑자기 '목소리 큰 눔 나와?' 한다.
얼떨결에 블루팡오 '네, 제가 한목소리 합니다.' 별로 크지도 않았지만 얼떨결에 그리 되버렸다.
다른 훈련병 세네명도 같이 나왔는데, 어쩌다가 블루팡오가 목소리 제일 큰 눔으로 선발이 되었다.
그때부터 블루팡오는 훈련병 시절 완전 꼬였다.
블루팡오의 양평 기계화 사단에서 좌충우돌한 훈련병 시절을 기대하시라...

이 글은 국방부 블로그 동고동락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mnd9090.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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